항문에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는 치핵, 치열, 치루와 같은 대표적인 치질 외에도 직장탈출증, 직장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질환은 내치핵이다.
내치핵은 항문 내 쿠션 조직이 늘어나면서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으로, 배변 시 출혈이나 항문 가려움, 잔변감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내치핵은 상태에 따라 1도에서 4도까지 구분되며, 특히 3도 이상일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항문에 통증이 있어야 치질을 의심하지만, 실제로 내치핵은 통증보다는 출혈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통증은 증상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동반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서초 유웰항외과 유찬종 원장은 “내치핵은 치상선 위쪽에 생기며, 배변 시 선홍색 피가 묻어나거나 물총처럼 튀는 출혈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이러한 출혈을 방치할 경우 만성적으로 이어져 결국 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젊은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이 있을 때 치핵으로 인한 출혈 여부도 함께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치핵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유 원장은 “1도나 2도와 같이 비교적 가벼운 내치핵은 약물이나 생활습관 개선 등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하지만, 3도 이상에서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출혈이 있지만 통증이 없다고 방치하다 보면 결국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내치핵을 포함한 항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거나 서 있는 습관을 피하고,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지 않으며,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등의 생활 습관 관리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