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혈압이 높아도 당장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 방치하기 쉽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심 뇌혈관질환, 신장질환, 망막 병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뇌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면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심장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심근경색·협심증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 오래 지속될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눈 뒤쪽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시력 저하나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예방이며,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저염식 식단 유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금연 및 절주 ▲체중 조절 ▲스트레스 관리 등이 필수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혈압이 5mmHg 정도 감소하며, 체중을 1kg 감량할 때마다 혈압이 평균 1mmHg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명상이나 스트레칭 같은 이완 요법을 실천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혈압계는 크기가 크고 휴대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한 '반지형 혈압측정기'가 주목받고 있다.
손가락에 착용하는 방식으로, 24시간 연속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의료진과 상담 시에 수치의 급격한 상승이나 비정상적인 패턴에 대해서 깊이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특히, 아침 혈압이 높은 ‘아침 고혈압’ 환자나, 의료진 앞에만 가면 혈압이 높게 나오는 '화이트 코트 증후군'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보다 정밀한 관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관리는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전이손내과의원 이준철 원장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도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스스로 판단하여 혈압약을 끊거나 조절하면 반동성 고혈압(수치 급상승)으로 위험할 수 있으니, 꾸준히 관리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반동성 고혈압'은 혈압 조절이 깨지면서 오히려 정상보다 더 높은 수치가 유지되는 상태로, 뇌졸중, 심근경색, 신장질환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실천하는 것이 만성질환 예방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